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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월하노인 – 남녀 사이 인연을 잇는 달빛 아래 노인

by 스텔라쑤 2020.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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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노인 남녀 사이 인연을 잇는 달빛 아래 노인

 

 

 

남녀를 이어주는 운명의 붉은 실

 

당나라 때 위고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려서 부모를 여읜 그는

일찍 아내를 맞이하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어느 날, 위고가 송성 지역 여관에서 묵었다.

거기서 만난 사람이 사연을 듣고

 

그에게 좋은 낭자를 소개해 주겠다며

다음 날 아침, 용흥사 앞에서 만나자고 했다.

 

위고는 마음이 들떠 어두텀텀한

이른 새벽에 용흥사로 갔다.

 

그의 눈에 문득 한 노인이 달빛 아래에서

열심히 책을 뒤적이는 모습이 들어왔다.

노인의 등에는 큰 봇짐이 하나 메여 있었다.

 

위고가 슬며시 뒤로 다가가

그 책을 훔쳐보았으나

도무지 무슨 글자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어르신, 무슨 책을 그리 열심히 보십니까?”

 

남녀 사이 혼인을 기록한 책이라네.”

 

이 말에 위고는 귀가 번쩍 띄어 물었다.

 

저는 일찍 혼인해 자식을 낳고 싶었지만

여태 짝을 얻지 못했습니다.

 

오늘, 제 인연을 찾고자 왔는데

이루어지겠습니까?”

 

아직 인연이 닿지 않았네.

자네 아내는 이제 세 살밖에 안 먹었어.

 

열일곱 살이어야 자네에게 시집올 걸세.”

 

위고는 크게 실망하여 물었다.

 

그런데 어른신께서 등에 멘

봇짐에는 무엇이 들어 있습니까?”

 

붉은 실이라네.

 

이것으로 장차 부부가 될

남녀의 손발을 묶지.

 

이 붉은 실로 한데 묶어 놓기만 하면

 

설령 두 사람이 원수 집안이거나,

아주 멀리 떨어져 있거나,

신분 귀천이 아무리 심해도

결국 부부가 된다네.

 

이미 자네를 그 아기와 실로 묶어 놓았으니

다른 사람을 찾아도 아무 소용이 없다네.”

 

그럼 그 아이는 누구이며,

어디에 있습니까?”

 

이 여관 북쪽에 있는 채소 장수 딸일세.

보고 싶으면 따라오게!”

 

위고는 노인을 따라 시장으로 갔다.

 

거기에는 한쪽 눈이 먼 노파가

허름한 옷을 입은 채,

세 살배기 여자아이를 안고 있었다.

 

저 아이가 장차 자네 아내라네.”

 

여자 아이를 본 위고는 기가 막혔다.

 

대체 이 아이가 언제 자라서

내 아내가 된단 말이가!

 

여관으로 돌아온 위고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하인에게 여자아이를 없애라고 했다.

그러면 장차 그 아이는 아내가 될 수 없고

운명이 바뀌리라 생각했다.

 

하인은 곧장 시장으로 가서

아이를 찌르고 도망쳤다.

 

아이를 없앴냐는 물음에

하인이 대답했다.

 

심장을 찌르려고 했는데

칼이 빗나가 미간을

찌르고 말았습니다.”

 

어느덧 1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나라에 공을 세운 위고는

상주에서 벼슬을 했다.

 

그곳 태수인 왕태는

그 재능을 높이 사

자기 딸을 그에게 시집보냈다.

위고는 아리따운 열일곱 살

신부를 맞아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녀는

미간에 항상 꽃 장식을 하고서

세수할 때도 절대 떼지 않았다.

 

그 까닭을 묻자 아내가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

 

사실 저는 태수님

친딸이 아니라 조카입니다.

 

아버지는 송성에서

관리를 하다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저는 아직 젖먹이라

할머니 진씨가 시장에서

채소를 팔며 저를 키웠습니다.

 

어느 날, 어떤 미친 사람이 와서

저를 찔렀는데 그

상처가 지금까지 남아서

꽃 장식을 붙였지요.

 

7,8년 전에 작은아버지가

이곳 관리가 되어

저도 이곳으로 왔습니다.”

 

위고가 눈이 휘둥그레져 물었다.

 

그럼, 할머니 진씨는

한쪽 눈이 멀지 않았소?”

 

아내가 놀라

어떻게 아느냐고 묻자

 

위고는 지난 일을

사실대로 털어 놓고 깊이 사죄했다.

 

이후, 이 인연이 하늘의 뜻임을 안

위고 부부는 그 정이 더욱 두터워졌다.

 

월하노인은 여기에서 비롯했다.

이름을 정확히 몰라

달빛 아래 노인이라는 뜻에서

월하노인이라 부른다.

 

남녀의 인연을 맺어준다는

전설의 노인으로

중매쟁이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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