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옥돌을 자르고 썰고 쪼고 갈 듯
학문과 덕행을 갈고 닦다
자르고 썰고 닦고 갈아야
어느 날, 공자의 제자 자공이 물었다.
“사람이 가난해도 아첨하지 않으며,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그것도 좋다. 그러나 가난하되
배움을 즐길 줄 알며,
부유하되 예법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못하느니라.”
“<시경>에 ‘절차탁마’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선생님 말씀은 바로 이를 말하는 것입니까?”
자공의 말에 공자가 감탄하며 말했다.
“자공아, 이제야 너와 더불어
<시경>을 논할 수 있구나.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 듯,
지나간 것을 알려 주었더니
앞으로 올 것까지 아는구나.”
이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절차탁마’는 본디 <시경>에 나오는 말이다.
<위풍>편 [기욱]이라는 노래에
‘어여쁜 우리 낭군님은 옥돌을 자른 듯하고
썬 듯하고 쫀 듯하고 갈은 듯하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 말이 가진 정확한 뜻을 알려면
고대 중국에서 옥을 다듬던
과정을 먼저 알아야 한다.
옥을 다듬는 과정은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옥 원석을 모양대로 자르는 절切,
옥돌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줄로 없애는 차磋,
끌로 쪼아 원하는 모양대로 만드는 탁琢,
윤이 나도록 숫돌로 갈고 닦는 마磨이다.
[기욱]이라는 노래 구절은
어여쁜 우리 낭군님을 절차탁마한 옥에 빗대어 나타냈다.
다시 말해, 잘 다듬어 놓은 옥처럼
조각 같이 잘생긴 남자라는 뜻이다.
자공이 한 말을 끌어와
“군자의 인격도 예술품을 만들 듯
이렇게 다듬어가야 한다”라는 뜻으로 사용해
공자에게 크게 칭찬을 받았다.
절차탁마를 거치기 전,
옥돌은 그냥 돌멩이일 뿐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원석을 잘 갈고 다듬어
훌륭한 옥구슬을 만들어 내듯이
사람도 목표를 세우고 쉼 없이 노력하면
성공에 이를 수 있다.
오늘날, 절차탁마는
학문이나 예능, 인격 등을
꾸준히 갈고 닦을 때 이르는 말로 자주 쓰인다.
'고사성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봉책 – 바늘로 꿰매듯 일시적으로 처리하는 꾀 (0) | 2020.11.10 |
---|---|
월하노인 – 남녀 사이 인연을 잇는 달빛 아래 노인 (0) | 2020.10.04 |
각주구검 – 물에 빠진 칼을 뱃전에 표시해 두고 찾다 (0) | 2020.09.29 |
권토중래 – 흙먼지를 날리며 다시 돌아오다 (0) | 2020.09.25 |
건곤일척 – 하늘과 땅에 운명을 맡기고 겨루는 커다란 승부 (0) | 2020.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