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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당랑거철 –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아서다

by 스텔라쑤 2020.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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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를 모른 채 함부로 날뛰다.

 

한나라 시절, 회남왕 유안이 펴낸 <회남자>

도가, 법가, 유가 등 여러 학설을 모아서 엮은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이 책에 흥미로운 사마귀 이야기가 나온다.

 

춘추시대, ‘장공이라는 제나라 왕족이 있었다.

 

하루는 수레를 탄 그가 사냥터에 가고 있었다.

길을 오가는 사람들은 모두 왕족의 행차에 무례를 저지르지 않으려고

길가에 멀찌감치 물렀다.

 

 

그런데 웬 벌레 한 마리가 길 한가운데에서

앞발을 치켜들고 수레바퀴를 칠 듯이 덤벼들었다.

 

수레가 벌레를 깔고 지나치려는 순간,

장공이 급히 수레를 멈추게 하고는 마부에게 물었다.

 

도대체 저 벌레는 무엇이냐?”

사마귀입니다.”

 

어려서부터 궁에서 자란 장공에게는

사마귀는 처음 본 희한한 벌레였다.

 

삼각형 머리에 눈알은 튀어나왔으며,

기다란 더듬이가 채찍 두 개 같았다.

 

앞가슴은 가늘었으나 배는 크게 부풀었으며,

앞발은 마치 톱니가 달린 낫 같았다.

 

물끄러미 벌레는 보던 장공이 혀를 차며 말했다.

 

, 맹랑한 놈이로군. 수레를 칠 듯한 기세 아니냐?”

 

저놈은 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지

물러설 줄은 모르며,

제 힘도 생각하지 않고 마구 덤벼드는 버릇이 있사옵니다.”

 

장공이 고개를 끄덕이고 이렇게 말했다.

 

저 벌레가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용감한 장군이었으리라.

벌레이지만 그 용기가 기특하니 수레를 돌려 피해 가라.”

 

마부는 그 말을 따라 길 옆으로 사마귀를 비껴갔다.

 

 

 

이 이야기에서 당랑거철이 비롯했다.

사마귀가 앞발을 쳐들고 수레를 막는다라는 뜻으로

자기 힘도 모른 채, 함부로 덤벼듦을 빗대는 말이다.

 

이를테면 공자 앞에서 문자를 쓰고

항우장사 앞에서 힘 자랑하는

애송이처럼 어리석기 짝이 없는 짓을

당랑거철이라 할 만하다.

 

약자에게 이해와 배려를 보여준 장공 덕에

살아남은 사마귀는 어리석었지만

그 무모함으로 자기 목숨을 구했다.

 

도전에 대한 회의가 많은 요즘일수록 

어린 시절 혹은 청소년 세대에게는

 

조금은 무모할 수 있겠지만 

이 사마귀와 같은 도전 정신이 필요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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